제주 폭염에 최악의 가뭄까지 겹쳐...

남부지방도 농업용수 비상
7일 제주산간을 제외한 제주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위와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의 상징인 한라산 백록담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바닥을 드러낸 한라산 백록담 모습. 2013.08.07. (사진= 독자 제공)

제주지역이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계속된 가뭄에 한라산 백록담과 저수지 대부분이 바닥을 보이며 말라버려 식수를 비롯해 감귤 등 주요 농작물 생육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지역은 7월 제주 14.7㎜, 서귀포 18.8㎜ 등 평년의 6% 수준밖에 비가 내리지 않은데다 8월 강수량도 10㎜안팎에 그쳤다.

이 때문에 어승생 저수지의 유일한 수원인 한라산 와이(Y)계곡(해발 1천200m) 물은 거의 말라버렸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물이 가득 찼던 어승생 제1저수지는 저수용량(10만7천t)의 절반인 5만2천t 정도밖에 차 있지 않다.

제2저수지는 이미 거의 말라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한라산 백록담도 바싹 말랐다.

이에 따라 어승생 급수 지역인 중산간 지역 11개 마을(2천800여가구, 8천600명)에서는 지난 6일부터 격일제 급수가 시행되고 있다.

가뭄이 지속되면 2일 단수, 1일 급수 체제로 전환될 수도 있다.

서귀포시 해안 지역도 농업용수 사용 증가 등의 이유로 정수장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물 공급이 일시 중단되는 등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가뭄 피해에 농심도 타들어 가고 있다.

7월 말∼8월 초 파종한 당근은 폭염과 가뭄에 싹을 틔우질 못하고 있다.

가뭄에 비교적 강한 감귤도 평년에 비해 크기가 작거나 잎이 마르고 낙과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8월 중순이 지나면 양배추와 브로콜리 등 월동채소를 파종해야 하지만 최근 가뭄 상황에서는 파종마저 어려워 올해 월동채소 작황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고흥과 진도 등 일부지역의 대파와 참깨 등이 가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지역은 50%대 안팎의 낮은 저수율에다가 지난해보다 강수량이 적어 계속 비소식이 없으면 밭작물 피해가 크게 우려된다.

신안을 비롯한 일부 섬지역은 여름철 고질적인 식수난에 가뭄 때문에 식수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생수 등 비상 급수를 공급받고 있다.

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는 "다음 주 이후에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가뭄 피해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지역도 8월 현재 강수량이 2㎜에 그치면서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비닐하우스가 많은 강서구 대저동 일대 밭은 바짝 마르고, 상추와 깻잎 같은 잎채소들은 햇볕에 시들었다.

경상북도도 평년보다 100㎜ 이상 적은 비에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전년 이맘때 73.4%에 비해 6.6% 떨어졌다.

경북도는 아직 밭작물이나 벼에 가뭄 피해는 없지만 다음 주말까지도 비가 없으면 고구마, 콩 등 밭작물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가뭄 #농업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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