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신촌포럼(대표 박노훈 신천성결교회 담임목사)이 ‘세대공감: 여기 다음세대가 오고 있다’라는 주제로 21일 오전 서울 신촌성결교회 아천홀에서 열렸다.
이날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가 ‘한국교회는 MZ세대를 어떻게 품어야 할까?’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교회에서 청년이 줄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교회 집회 때 청년들이 찬양을 인도하는 모습은 더 이상 흔한 모습이 아니”라며 “열린 예배를 표방하는 찬양 집회들이 곳곳에서 열리며 젊은이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을 때에는 이런 날이 올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기독 청년 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2015년에 조사한 인구센서스 결과에 의하면 20대 개신교인 인구는 전체의 17.6%였고, 30대는 18.6%로 10년 전에 비하면 미세하지만 증가했다”며 “10% 안팎의 불교 청년과 7% 안팎의 가톨릭 청년 인구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많다”고 했다.
정 교수는 “문제는 가나안 성도이다. 가나안 성도란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라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조사한 결과에서 전체 개신교인 중 가나안 성도 비율은 29.3%로 역대 최고 기록을 나타냈는데 20대는 29.5%, 그리고 30대는 3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고 했다.
그는 “정작 교회에서 청년 세대들에 대한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말로는 다음 세대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서 있지 않고 예산 배정도 충분하지 않다”며 “다음 세대는 언제나 다음 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청년들을 ‘교회 일꾼’이라고 말하며 부속품처럼 가져다 쓰고 소모하기 이전에 이들의 현실 문제에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며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제 교회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필요에 민감해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성세대의 생각을 주입하려고 하기보다 그들 스스로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기성세대가 마치 모든 답을 알고 있는 듯이 청년들에게 지시를 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 현실 문제가 언뜻 기성세대가 젊은 시절은 겪은 것과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깊이 들여다보면 그렇게 간단치 않다. 오늘 젊은이들의 정서나 처지는 20, 30년 전의 그것과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정 교수의 발표를 논평한 오성현 교수(서울신대)는 “MZ세대에 친화적인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교회가 이 세대의 특성에 맞게 교회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MZ세대의 문화적 현상에 무비판적으로 매몰되지 않고 그 세대의 병리적 현상을 조명하고 치유하는 기독교 복음의 진리에 집중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단순한 적응을 넘어 복음의 본질을 재발견하고 이를 현대적 방식으로 실천함으로써 새로운 세대를 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2부 순서로 전석재 박사(다음시대연구소 대표)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발표자였던 정재영 교수를 비롯해 이승문 박사(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회장), 임성욱 박사(연세대 교수), 한정우 목사(은혜교회 담임), 김수경 청년(신촌교회)이 참여한 패널토의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