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학자, 진리 탐구 및 제자 기르는 일에 힘써야”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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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제4차 기독교적 학교교육 포럼서 유재봉·김한나 교수 발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제4차 기독교적 학교교육 포럼 진행 사진.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제공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 박상진, 이사장 이장호)가 최근 서울 종로구 소재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나, 교육학 그리고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로 제4차 기독교적 학교교육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유재봉 교수(성균관대)가 ‘기독교적 교육학의 연구: 자전적 회고와 과제’ ▲김한나 교수(총신대)가 ‘학교 교육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호신뢰와 존중(기독교적 관점에서 본 교육 3주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기독학자, 하나님의 주권 드러내고 가르쳐야

유재봉 교수는 “세계의 모든 영역이 다 그리스도의 것이라고 역설했던 카이퍼(A. Kuyper)의 말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드러내고 구현하는 데 있다”며 “한 사람이 그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각 개인에게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은사를 주실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함께 감당할 공동체를 주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독학자는 다름 아닌 학문과 교육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드러내도록 소명을 받은 자”라며 “기독학자들은 자신이 부름을 받은 학문의 최전선에서 기독교적 진리를 탐구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것을 가르침으로써 제자 삼는 일을 감당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했다.

또 “‘제자 삼는 일’의 사명은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신 ‘대위임령(The Great Commission)’ 또는 ‘지상명령’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며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8~20). 이 대위임령은 흔히 ‘선교명령’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교육명령’이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이면서 교육에 헌신했던 뉴먼은 교회의 교육적 책임에 대해서 말하면서, ‘세례는 주면서 교육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죄’라고 보았다”며 “이 대위임령은 세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18절 하반 절에 나타나 있는 첫째 부분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왕이요 통치자시라는 점을, 19절과 20절 전반 절의 둘째 부분은 대위임령을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를, 20절 하반 절의 셋째 부분은 왕이신 주님께서 세상 끝나고 하나님 나라가 완성될 때까지 임마누엘로 항상 함께 하시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므로 너희는’으로 시작되는 대위임령 문장의 주동사는 헬라어 원문을 보면 하나 밖에 없는 데, 그것은 바로 ‘제자삼아라(maqhteu,sate, make disciples)’이다. 즉 대위임령의 핵심내용은 ‘너희는 모든 민족을 제자 삼아라’이다. 우리말 번역에는 동사처럼 번역되어 있는 ‘가는 것’, ‘세례를 베푸는 것’, ‘가르치는 것’은 모두 분사로서 주동사인 ‘제자 삼는 것’을 수식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위임령이 예수님께서 갈릴리에 모인 열한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문맥상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너희들에게 제자 삼는 일의 본을 보여주었듯이, 너희들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제자 삼는 일을 하라는 의미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제자가 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제자삼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기독학자는 각자가 부름 받은 학문의 영역에서 기독교적 진리를 탐구하고, 또한 학생들에게 그 진리를 가르침으로써 제자를 기르는 일에 힘써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독교학교교육 연구를 위한 과제 세 가지

유 교수는 “먼저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교육의 이론이나 주장 속에 들어있는 논리적 가정을 드러내고 그것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판하는 일”이라며 “이러한 일이 중요한 이유는 현행 교육학과 교육이 세속적인 세계관에 치우쳐 있으며, 기독교학자나 교육자들도 오늘날 인기 있거나 최근의 교육사상이나 방법, 혹은 교육정책을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있는 상황 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예컨대, 우리나라 교육에서 한때 유행하였던 포스트모더니즘 교육론이나 구성주의 교육의 주장 속에 들어 있는 논리적 가정을 드러내어 기독교 세계관에 비추어 비판하는 것은 교육(학)자들이 세속적 교육의 현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둘째로 적극적인 방식으로 기독교 세계관의 바탕 위에서 기존의 교육학을 새롭게 구성하는 일”이라며 “이러한 일에는 기독교적 관점을 가지거나 기독교적 관점에서 수용될 수 있는 교육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제시하는 일이나,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해서 체계적으로 교육이론이나 실제를 재구성하는 일을 포함한다”고 했다.

이어 “셋째로 교육 실천과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이론화하거나 검토하는 일”이라며 “이 일은 앞의 두 과제와 연결되어 있지만, 교육이론이나 사상보다는 교육현장과 교육 실천의 개선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구분된다”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적 학교교육의 이러한 과제들은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탐구하고자 하는 학문은 그것이 기독교적 학문인이상 진리의 영이신 ‘성령의 조명’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며 “그리고 연구하고자 하는 것에 성령의 인도를 올바르게 받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진리인 성경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능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과제들은 혼자서는 해내기 힘들며, 뜻을 같이하는 좋은 공동체가 있을 때 효과적으로 수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 교육이란 무엇인가?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김한나 교수는 “교육이란 인간이 지닌 무한한 잠재능력, 학습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능력, 그리고 학습하고자 하는 욕구를 바탕으로 지적 수월성을 성취시켜 주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또한, 교육의 본질을 말한다면 인간의 인지와 정의적 특성이 바람직한 변화로 되고, 사회적 적응능력을 길러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특히 “교육은 본질적 기능(그 자체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이 있고, 비본질적 기능(교육 외적 실현을 위한 수단적 기능)으로서 수행한다”며 “인간의 변화를 전제로 하고, 자기결정 및 자기통제의 원리에 따라 인격이 형성되는 동시에 자아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즉, 교육이란 인간의 인지와 정의적 특성이 바람직한 변화로 되고, 사회적 적응능력을 길러 주는 것으로 교육의 본질적 기능의 핵심이 인격 완성과 자아실현을 의미한다”고 했다.

더불어 “결국 교육은 사람을 사람답게 되도록 하는 작용으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교육의 가능성(educability)을 기초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했다.

◆ 세상 속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기

김 교수는 “‘잠언 22:6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라는 말씀처럼 교회와 크리스천은 지나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진 가치관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 마땅히 가르칠 것을 가르치고, 훈육하며 지도해나가는 교회, 크리스천, 교사, 부모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동체가 무너지는 시대 속에 교회에서의 공동체적 관계 형성을 통한 회복과 지도가 중요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선생과 제자,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부모 간의 상호소통과 상호존중의 건강한 관계 맺음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사랑하는 자여 악한 것을 본받지 말고 선한 것을 본받으라’라는 요한 3서 1장 11절 말씀처럼 본받고 싶은 크리스천이 되어야 한다”며 “롤 모델로 삼고 싶은 크리스천, 멘토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크리스천이 되어 무너지는 교육 현장과 세상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가르치고 양육하는 교회와 가정, 존중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교회와 가정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독교적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믿음 안에서 아이를 키워나가는 크리스천 학부모의 역할 및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아무리 변화한다고 할지라도 지속 가능한 삶을 함께 살아가기 위한 교육적 가치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라는 가치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인공지능 등의 첨단 산업과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미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한나 교수는 “AI 기술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교사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은 강조되고 역할도 확대될 것”이라며 “교사는 학생들의 배움이 진행되는 공간에서 학생과 학생을 연결하고,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을 연결한다. 학생과 부모를 연결하고,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한다. 그 과정에서 학생은 삶의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교사도 학생을 통해 배우면서 삶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초·중등학교의 학생들은 날마다 성장하고 수시로 변화하는 성장 과정 속에 있다”며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서로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서, 자신과 타인의 삶을 돌보고 잠재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성장하는 기쁨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공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교사들로부터 배우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서로 협력하고 응원하게 하는 방향으로 적극적 변화를 통해 학생들이 교사들과 충분히 만나고 깊게 배울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학교는 아이들이 인간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배우는 사회화의 공간으로 인간의 존재 이유를 배우고 경험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삶을 소중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즐겁고 행복했던 경험들을 기억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필요하고, 그 과정이 미래 사회를 살아갈 힘과 용기를 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발제에 이어 선배 학자들과의 학문 후속세대의 모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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