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온 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제3자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경찰은 이 사건 관련 이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불송치했으나 검찰 보완수사 요청으로 재수사를 진행한 결과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완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이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공여, 두산건설 전 대표 A씨에 대해서는 형법상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겼다.
또 당시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성남시 공무원을 공동정범으로 보고 이 대표와 같이 특가법상 제3자뇌물공여 혐의로 입건했다.
이번 2차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이 대표 관련한 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등은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으로 재직하던 2014~2016년 두산건설로부터 50억원 상당의 후원금을 받고, 두산그룹이 소유하고 있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성남시는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 가량 높이고 전체 부지의 10%만을 기부채납 받았는데 이로 인해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일었다.
두산건설 측은 2014년 성남시에 보낸 공문에 '병원부지에 신사옥을 짓게 해주면 성남FC에 후원을 검토하겠다'는 명시적 표현을 담은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두산건설 외에도 후원금 의혹이 일었던 네이버, 분당차병원, 농협 등에 대해서는 1차 수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혐의가 없다고 봤다.
앞서 경찰은 2018년 6월 제3자 뇌물죄 등 혐의 고발장이 접수되자 수사에 착수했고, 이후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고발인 측의 이의제기로 사건은 성남지청으로 넘어가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사건을 지휘하던 박하영 당시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검찰 내부방에 사의 표명 글을 올리면서 검찰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박 전 차장검사는 후원금 용처 등에 대한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했으나 당시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결정을 미루며 사실상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논란 끝에 수원지검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만으로는 혐의 유무를 판단하기에 다소 부족하다”며 성남지청에 보완 수사를 지휘했고, 이어 성남지청은 지난 2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사건을 다시 맡게 된 분당서는 지난 5월 이 사건 수사를 강제수사로 전환하며 성남시청과 두산건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으며 사건 관계인 등을 조사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7월 분당서가 업무과부화 등을 이유로 상급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사건 이첩을 요청해 경기남부청이 맡아 진행해왔다.
이러한 보완수사 끝 경찰은 이 사건 관련 유의미한 진술을 추가 확보해 1년 전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보완수사 과정에서 임의수사, 강제수사 등을 포함해 확보한 객관적인 자료와 사건 관련자들의 유의미한 진술 등을 검토하고 여러 판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되는 분당서의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재판의 1·2심이 달라질 수 있듯 수사도 마찬가지"라면서 "당시 분당서에서 진행한 8000 페이지가 넘는 수사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자료 등을 확보해 이런 결론을 내린 것으로, 초기 수사가 부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뉴시스